좌표평면: 해석기하학의 시작

데카르트에 의해 시작된 해석기하학

17세기 초반의 수학은 우리가 중학교에서 배우는 유클리드 기하학이 주를 이루었고, 문자와 식을 다루는 대수는 부속물이었다. 유클리드 기하학은 직선과 원으로 형성되는 모양에만 제한되어 있었는데, 17세기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타원, 포물선, 쌍곡선 등 새로운 여러 형태들에 대해서도 연구할 필요성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유클리드 기하학은 이러한 수많은 실용적인 곡선에 대한 정보를 전혀 주지 못하였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수를 선분으로, 두 수의 곱을 면적으로, 세 수의 곱을 부피로 생각했다. 길이·면적·부피는 물리세계가 갖는 유일한 3가지 기하 측정량이므로  과 같은 대수관계식과 동등한 기하 표현을 생각할 수 없었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는 기하학에 대수적 해법을 적용한 해석기하학의 창시자로 알려졌다. 데카르트의 해석기하학은 '대수적인 기하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하학의 증명 방법은 이미 알려져 있는 성질들을 결합해서 새로운 정리를 유도하는 종합적인 방법에 의존한다. 그는 그리스의 수학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유클리드의 기하학은 논리 정연하지만 우연히 발견하는 기하학적인 요소를 사용하는 등 비체계적인 증명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분석적이고 해석적인 대수학의 장점을 기하학에 응용시킨 것이다.   그는 수학은 기하나 대수로 분리하지 않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계산 기호만을 결합한 형식적인 대수학을 만들어서 그 응용을 기하학에 적용시켰다. 그의 해석기하학은 2차 공간, 즉 좌표평면에서 다룬다. 즉 평면상의 모든 점은 좌표에 의해 x축과 y축에 관련된 2개의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 때, 변수 x의 값에 의해 정해지는 변수 y의 값은 대수방정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는 이런 방법으로 기하학적 도형인 직선, 원, 타원, 포물선, 쌍곡선 등을 대수방정식으로 나타내었던 것이다. 이렇게 기하학과 대수학을 하나로 묶고, 종합과 분석의 방법을 구사한 데카르트는 해석기하학이라는 수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고, 나아가 뉴턴의 미적분학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